‘개성 지역 911, 금강산 48, 기타 지역 0.’

통일부가 집계한 5일 현재 북한에 체류하고 있는 남쪽 인력 규모다. 개성공단 운영과 금강산 관광지 시설 유지를 위한 인력을 빼고는 남쪽 사람이 북쪽에 한 명도 없다는 뜻이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에 앞서 지난달 4일 정부가 북쪽에 머물고 있는 남쪽 인력의 철수를 ‘요청’한 이래, 한 달 넘게 민간 차원의 인도적 지원 및 경제협력 사업을 위한 방북이 사실상 끊긴 상태다. 이 기간에 개성·금강산 이외 지역에 방북이 허용된 사례는 단 1건. 북녘의 소아간질환자 치료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개신교계 의료지원단체인 ‘장미회’ 관계자 5명이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2일까지 방북한 게 유일하다.

이런 이유로 인도적 지원 단체와 경협 관계자들은 “사실상 전면 방북 불허 상황”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정부는 ‘선별 검토’가 공식 방침이라고 밝히고 있다. 장미회의 방북 외에도 ‘따뜻한 한반도 사랑의 연탄 나눔운동’ 등이 개성과 금강산 지역을 찾아 연탄 등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상은 ‘선별 검토’보다는 ‘방북 불허’에 가깝다. 개성과 금강산 이외 지역에서 임가공 등 경협 사업을 하고 있는 사업자들의 방북은 지난달 4일 이후 단 한 건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 장미회를 제외한 다른 민간단체의 평양 등지 방북 신청도 정부의 ‘협조 요청’에 막혀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정부의 태도가 요지부동이지만은 않았다. 이명박 정부 들어 비군사 분야 남북 당국자간 첫 만남이었던 지난달 21일 ‘개성접촉’ 직후 정부 안에선 당국간 대화의 모멘텀을 이어가자는 차원에서 민간단체 등의 방북 ‘정상화’를 적극 검토하기도 했다.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은 지난달 24일 브리핑에서 “(민간단체 등의 방북을) 정상화시키기 위해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 29일 장미회의 방북 승인은 이런 기류에 따라 이뤄진 것이다.

하지만 3월30일 발생한 현대아산 직원 ㅇ씨의 개성 억류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북한이 지난달 29일 제2차 핵실험 및 장거리 미사일 발사 가능성을 내비치는 외무성 대변인 성명을 발표한 직후 정부 내부 기류가 다시 얼어붙었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과 국제옥수수재단 등의 2일 평양 방문 일정이 취소됐고, 5일과 6일로 예정됐던 민간단체들의 방북 일정도 마찬가지로 취소됐다.

강영식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사무총장은 “인도적 지원단체들의 방북은 2006년 10월 북한의 핵실험 직후에도 이뤄졌다”며 “인도적 지원 목적의 방북 및 물자 반출을 신변안전 문제 등을 이유로 사실상 불허하는 것은 명분이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50여개 대북 인도적 지원단체들의 모임인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는 6일 회의를 열어 최근 상황에 대한 의견을 모아 정부에 전달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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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국제옥수수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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