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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0.11 죽음 앞에서도 당당했던 - 본 회퍼
좋은 글 소개2010.10.11 14:08

본회퍼

본회퍼의 모습

수용소

수용소


본회퍼 (1906. 2. 4 독일 프로이센 브레슬라우~1945. 4. 9 바이에른 플뢰센베르크) 는
나찌가 독일을 장악했던 시절의 개신교 목사였다

"고백교회운동" 이라는 반 나찌 저항운동의 지도자급 인사로 활동하며
점점 나찌정부에 탄압을 받게 된다.

점점 위험해지는 그를 소중히 여긴 미국의 나인 홀드 니버 교수의 초청에 의해
2주간 미국에 머물면서 망명을 고려하지만
그는
"만일 지금 내 동포와 함께 시련을 당하지 않는다면
나는 전쟁이 끝난 뒤 독일에서 그리스도교인의 삶을 재건하는 일에
참여할 권리가 없게 될 것입니다"
라는 편지를 쓰고 독일로 돌아가게 된다.

그리고 히틀러를 암살하려는 작전을 감행하다
그것이 발각되면서 1943년 4월 5일 체포되어 베를린에서 옥살이를 시작하고
1944년 7월 20일 결정적 증거들이 밝혀지면서
나찌의 항복을 얼마 앞두고 사형을 당하게 된다.


아는 것과 행함의 일치를 중요하게 생각했던 그는
자신의 목숨을 바치면서도 동포들의 상황을 외면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덕에 죽음앞에서도 두려워하지 않고 당당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수용소안에서의 그의 모습은 당당하고 위엄있었던 것 같다.

특별한 일이 있지 않더라도 두려워하고 힘들어 하는 우리의 삶을 보며
그의 삶의 당당함과 평안을 생각해보게 된다.

밑의 글은 수용소에서 쓴 그의 시이다.





나는 누구인가

디트리히 본회퍼


나는 누구인가.
그들이 종종 말하기를
나는 감방에서 걸어나올 때
마치 왕이 자기의 성에서 걸어나오듯
침착하고, 활기차고, 당당하다고 한다.
 
나는 누구인가.
그들이 종종 말하기를
나는 간수에게 말을 건넬 때
마치 내게 명령하는 권한이라도 있는 듯
자유롭고, 다정하고, 분명하다고 한다.
 
나는 누구인가.
그들이 또한 말하기를
나는 불행한 날들을 견디면서
마치 승리에 익숙한 자와 같이
평화롭고, 미소 지으며, 자연스럽다고 한다.
 
나는 정말 다른 이들이 말하는 그런 존재인가.
아니면 다만 나 자신이 알고 있는 자에 지나지 않는가.
 
새장에 갇힌 새처럼 불안하게 뭔가를 갈망하다 병이 들고
손들이 나의 목을 조르고 있는 듯 숨 가쁘게 몸부림치고
빛깔과 꽃들과 새소리를 갈구하며
부드러운 말과 인간적인 친근함을 그리워하고
사소한 모욕에도 분노로 치를 떠는,

 
그리고 위대한 사건들을 간절히 고대하고
저 멀리 있는 친구들을 그리워하다 힘없이 슬퍼하고
기도하고 생각하고 글쓰는 일에 지치고 텅 빈,
무기력하게 그 모든 것과 이별할 채비를 갖춘 그런 존재.

나는 누구인가.
이것인가, 저것인가.
오늘은 이런 인간이고 내일은 다른 인간인가.
아니면 동시에 둘 다인가.
타인 앞에서는 위선자이고,
자기 자신 앞에서는 경멸할 수밖에 없는 가련한 약자인가.
 
나는 누구인가.
이 고독한 물음이 나를 비웃는다.
 
하지만 내가 누구인든, 신은 안다.
내가 그의 것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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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국제옥수수재단